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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천연물) 연구에서 기초 소재의 정확한 기원은 연구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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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한약(천연물) 연구에서 기초 소재의 정확한 기원은 연구의 출발점”

라틴어 기본지식 갖추면 기원 동식물 학명·한약재 명칭 이해 ‘큰 도움’
한약재 기원 동식물 라틴어 표기하는 기본지식 제공한 첫 서적 ‘의의’

C2223-38.jpg이영종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편집자 주] 최근 교육부와 대한민국학술원이 ‘2019 우수학술도서’ 286종을 선정·발표한 가운데 한의약 관련 분야의 서적으로는 ‘한약 라틴어’가 유일하게 선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본란에서는 ‘한약 라틴어’를 저술한 이영종 가천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교수로부터 집필한 계기와 함께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 향후 연구계획 등에 대해 들어본다.


C2223-38-1.jpg

Q. ‘2019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소감은?

“부족한 점이 많은 데도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해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 이 책이 천연물 연구와 사업에 관련되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한약 라틴어’는 어떠한 책인지?

“이 책은 한의약학, 생약학, 천연물학 등의 학문 분야에서 기초가 되는 천연물 소재(素材)에 사용되는 라틴어를 총괄적으로 다뤘다. 라틴어 운용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라틴어 문법을 기술했고, 라틴어 문법을 바탕으로 동물과 식물의 라틴 학명 명명법, 한약재 및 한약제제의 명명법, 라틴어 조어(造語)의 기본 지식, 처방을 비롯한 상용 축약어의 규칙과 축약 방법 등을 ‘대한민국 약전’과 ‘대한민국 약전외 한약(생약)규격집’을 바탕으로 기술했다. 이와 함께 라틴 학명에 사용된 약용식물의 속명(屬名), 종소명(種小名), 명명자에 대한 해설도 수록해 라틴 학명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Q.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오랜 기간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약전과 한약규격집 등 공정서 개정 작업에 다수 참여해 왔다. 현재 천연물 소재에 대한 연구와 제품 생산이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사용되는 천연물 소재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매우 중요하다. 공정서에 수재된 한약재는 기원 동식물의 학명과 한약재명을 반드시 라틴어로 표기해 전 세계 사람들이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다. 공정서에 올바른 라틴 학명과 라틴 생약명을 표기하기 위해서는 라틴어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본지식을 제공하는 라틴어 서적이 꼭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출판된 바가 없었다. 

그런 차원에서 그동안 중앙약사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준비했던 라틴어 자료들을 정리했었는데, 때마침 식약처의 ‘2018년도 국가 생약자원 수집 조사 연구’를 수행하면서 함께 연구를 진행하면서 책 발간 준비를 하게 됐다.” 


Q. 라틴어가 낯선 언어일 텐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중국, 일본, 베트남 등 한자(漢字) 문화권에서는 학문의 기본은 한자이며, 한자를 모르고서 동양학을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서양에서의 라틴어 위치는 동양학에서의 한자의 위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라틴어는 유럽 각국 언어의 뿌리가 되지만 현재는 사어(死語)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2500여년에 걸쳐서 유럽문화의 토대를 이루며, 약학·의학·신학·문학·철학·역사학 등 각 분야에서 중심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약재 역시 라틴어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면 기원 동식물의 학명과 한약재 명칭을 이해하기 쉬워 라틴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Q. 현재 한의대 교육과정에서는 라틴어 교육이 없는데?  

“제가 대학을 다닌 197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는 의학 라틴어를, 또 약학대학에서는 약학 라틴어 등이 교과과정에 필수로 되어 있었다. 저도 의학 라틴어를 수강했는데, 해부학 용어 등을 중심으로 명사와 형용사의 격변화 등을 공부한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그러나 지금은 해부학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라틴어에서 영어로 많이 바뀌게 됨에 따라 라틴어의 중요성이 감소돼 현재는 의과대학이나 약학대학에서 라틴어 과목을 수강하는 대학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천연물 소재 부분에서는 라틴어를 필수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분야 전공자들은 스스로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약 라틴어’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약재 기원 동식물의 학명과 생약명을 라틴어로 표기하는 기본지식을 제공하는 서적이 꼭 필요한 데도 불구하고 관련된 전공자들이 매우 협소한 탓에 이러한 책이 그동안 출판되지 못했던 것에 많은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부족한 점이 많은 상황에서 첫 출판이 되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후배 교수들이 지속적으로 보완· 수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천연물(한약재) 기원의 중요성은?

“천연물 연구에서 소재가 되는 동식물의 올바른 학명 표기는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2000년 이전에 발표된 많은 천연물 소재 논문에서 기원 동식물의 학명이 잘못 표기된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하수오로 실험했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백수오를 소재로 사용했다든지, 또 가시오갈피로 실험했다면서 홍모 오가피를 소재로 사용했다든지, 일일이 지적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경우가 있다. 지금도 완전히 올바르게 표기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천연물 연구에서는 기본 소재를 정확히 표기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사안이자 연구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이제 정년이 1년여 밖에 남지 않아 그동안 원고를 준비했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출판하지 못한 책을 은퇴하기 전에는 꼭 펴낼 계획이다. 특히 제가 마지막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꽃송이버섯’에 대한 책을 출판할 계획이다. 꽃송이버섯은 면역과 항암에 매우 뛰어난 효능이 있는 베타 글루칸 성분을 천연물 가운데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어 하늘이 인간에게 선물한 기적의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에서 한약재는 치료수단으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 등이 확대되면서 한약은 영역이 축소되는 부분이 있다. 천연물신약에 이어 첩약건강보험 등의 문제로 한약 부분이 위축되지 않도록 한의계의 슬기를 모았으면 한다.” 

강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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