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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죽음 맞이할 시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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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행정

“아름다운 죽음 맞이할 시설이 없다”

[웰다잉, 이제는 정착돼야 ①]
두려움 없이 당당한 죽음 맞이하고 싶지만 76%가 병원서 사망
국내 호스피스 이용률 22% 불과…전문기관 부족이 주된 이유
호스피스 이용률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지정기관·예산 확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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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70세 이후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이 가시화되는 시기를 우리는 ‘건강수명’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은 2016년 기준 각각 82.1세, 73.2세를 기록했다. 즉, 우리가 죽음을 구체적으로 자각하게 되는 시간은 9년인 셈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삶을 마무리 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그간 부족했던 실정이다. 이에 <한의신문>은 대한한의사협회와 웰다잉시민운동 간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문화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맞아 삶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문화 정착과 한의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죽음은 누구나 경험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고 터부시하는 경향 때문에 그간 ‘웰다잉’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던 상황.

 

이에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 활동을 사회문화운동으로써 적극 확산시키고자 사회 각계인사들이 만든 ‘웰다잉시민운동’이 본격 출범하기도 했다.

 

웰다잉은 곧 ‘인간의 존엄’

 

웰다잉이란 말 그대로 ‘좋은 죽음’을 말한다. 생애 말기에 이르렀을 때 병의 증상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삶을 마무리한다는 개념이다.

 

여기에 영국 생애말기 돌봄 전략에서는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친근한 환경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통증이나 여타 증상에서 해방 △존엄성을 지닌 개인으로 존경받는 처우를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도 지난 2005년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운영비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말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입원형 호스피스 서비스에 건강보험수가를 적용했다.

 

그러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중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제도인 ‘연명의료결정법’도 지난 2016년 1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2017년 10월부터 약 3개월간 연명의료결정제도 시범사업을 진행한 끝에 지난해 2월 이를 본격 시행했다.

 

국내 중장년층도 “두려움 없는 죽음이 좋은 죽음”

 

웰다잉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우리사회 중노년층이 갖고 있는 웰다잉에 대한 이해와 욕구를 파악하고자 전국 만 40세 이상 79세 이하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웰다잉에 대한 전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중년층과 노년층은 ‘좋은 죽음’에 대해 “당사자가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맞이하는 죽음”이라고 답했다.

 

특히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죽음’, ‘본인이 생사 결정하는 죽음’, ‘가족들과 좋은 관계로 끝맺는 죽음’ 등 공통적으로 자신의 삶을 자기 스스로가 결정지을 수 있길 원했다.

 

반면 노년층의 경우 좋은 죽음이란 ‘짐이 되지 않는 죽음’과 ‘가능한 오래 살다 떠나는 죽음’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높았다.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이 좋은 죽음이라는 소극적 희망과 삶에 대한 애착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특히 ‘무의미한 심폐소생이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는 죽음’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말기 환자 호스피스 이용률 22%에 그쳐

 

‘두려움 없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중장년층의 바람과 달리 우리 사회는 임종을 위한 인프라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타 국가보다 낮은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률로 인해 우리나라 대부분의 환자는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2017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전체사망자 28만5534명 중 21만7569명(76.2%)는 의료기관에서 임종한다. 암 사망자만 놓고 보면 7만8863명 중 92.1%(7만2635명)가 의료기관에서 임종한다.

 

주택이나 호스피스시설에서 임종하는 인원은 각각 4만1054명(14.4%), 1만2704명(4.4%)으로 20%에도 못 미치는 상황.

 

지난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원하는 임종 장소를 묻는 설문에서 국민 4명 중 3명은 ‘가정(57.2%)’과 ‘호스피스시설(19.5%)’을 꼽았음에도 임종장소는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

 

국내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률이 낮기 때문이다. 국내 호스피스 이용률은 최근 10년간 10% 대에 머물다가 2017년 들어서야 비로소 22%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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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

 

 

그 이유로는 호스피스 지정 전문기관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2019년 11월 현재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은 전국 98개소, 1571병상이 운영되고 있다.

 

암으로 한 해 사망하는 인원만 약 8만명인 상황과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준. 이마저도 암 이외에 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 대상자인 후천성면역결핍증, 호흡기질환 등 환자 숫자를 합하면 더욱 심각해진다. 가정형과 자문형 호스피스도 이제 시범사업 실시 단계다.

 

이에 호스피스 이용률을 영국(95%)이나 미국(48%), 대만(30%) 등 의료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도록 시설 지정·확충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의료단체 대표는 “수개월 이내 사망이 예상되는 환자와 가족에게 평안한 임종을 위한 돌봄을 제공해야 하지만 홍보와 시설 수가 부족한 현실”이라며 “지정 전문기관 증대를 통해 40%대 수준으로 이용률을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스피스 관련 예산도 더 지원해야

 

호스피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고보조금도 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005년부터 정부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초기에는 호스피스사업에 대한 공급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자 운영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호스피스·완화의료 특성상 서비스 대상자에 환자 가족도 포함되고, 성직자 및 자원봉사자 인력 운영비용이 소요되는 점 등 건강보험 수가체계로 보상하기 어려운 부분을 고려해 정부는 호스피스 건강보험이 적용된 이후에도 운영비 지원을 계속 하고 있다.

 

현재 호스피스센터 및 호스피스 전문기관 지원 사업은 복지부의 ‘국가암관리 민간 지원 사업’의 보조사업으로 수행되고 있다. 그 중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사업에 편성된 예산은 약 40억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복지부가 지난 6월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률을 3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에 따른 충분한 예산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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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완화의료 유형별 체계도, 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 협조: 웰다잉시민운동

 

 

※호스피스·완화의료: 환자와 가족의 신체·심리·사회·영적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완화의료 전문가가 팀 단위로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상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폐쇄성 호흡기 질환, 만성 간경화 4개 질환 말기 환자다.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인 회복 가능성이 없고, 점차 증상이 악화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절차와 기준에 따라 담당 의사와 해당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단을 받은 경우에 신청할 수 있다.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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